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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신사년(1943년)에 발행한 족보의 서문 - 변종탁 근서
작성자 변성관 [2026-01-30 15:58:5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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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사년(1943년)에 발행한 족보의 서문

 

 

  집안에 족보가 있음은 나라에 역사가 있음과 같다. 나라의 역사를 쓸 때에는 인물의 아름다움과 사특함, 행사의 옳음과 그름을 빠짐없이 기록한다. 족보를 쓸 때에는 잘한 점은 기록하지만, 그 아름답지 못한 면을 드러내지 않는데, 어찌 그러한가? 무릇 역사는 그 사회의 공적인 기록이고 족보는 그 집안의 사적인 기록이다. 사회의 공적 기록은 의로움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곧음을 숭상하고 이를 입증하려 한다면, 집안의 사적 기록은 은혜를 위주로 하므로 종족 내의 친함을 위한 것이라 그 아름답지 않은 면은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. 

 

  이미 역사 기록이 있는데 왜 족보가 꼭 필요한가? 역대의 조상이 벼슬을 지내고 이름을 날렸을 경우에는 국사와 야사에 이름이 기록되고어 있으니 굳이 족보에 적히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. 그러나 만약 후세의 자손 중 선비의 길을 가다 뜻을 이루지 못하거나 혹은 농사에 종사하며 가세가 기울어버린 경우에 그가 속한 집안이 어디인지 어찌 알 것이며, 종족 내에서 멀고 가까움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? 그러므로 족보는 역사가 미처 기록하지 못한 바를 기록하여 보완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? 

 

  우리 문중의 어른들이 이 점을 염려하여 족보를 편찬하려 한 지가 어느덧 12년이 넘어간다. 그간 이름과 출생, 사망 일자 등의 구체적 내역과 혼인 및 분묘에 관한 세부사항들이 달라진 바가 많아, 이제 족보를 고쳐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. 하물며 어제 오늘 나날이 달라지는데 더 기다릴 수 있겠는가? 이에 종탁이 문중의 여러 어르신들 앞에 한 말씀 아뢰니, 시경에 이르기를 '너의 조상을 욕보이지 말라' 하였고 또 이르기를 '그대의 후손을 위한 훌륭한 계획을 남기라' 하였는데, 장차 어떻게 하여야 조상을 욕 보이지 않고 후손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겠는가?  이는 조상이 간직해온 본심을 지키며 세상에 쓰임을 받는 것이다. 조상의 뜻을 지키고 세상에 쓰임을 받으면 조상을 욕 보이지 않고 자손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는 과업을 거의 이룰 수 있을 것이다. 오호라. 우리의 선조가 남쪽 지방으로 옮겨와 살며 가문이 한미해진 이후로 문장과 학문을 이루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르지는 못하였으나, 오히려 선비의 가문이라는 명성은 잃지 않았으니, 이는 그나마 다행한 일이 아니겠는가?  늘 잊지 않고 서로 함께 애써 드러내노라면 오늘의 족보 기록이 내일 역사가에게 채택되지 않으리라 어찌 알 수 있겠는가? 

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신사년(1943년) 오월 하순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후손 종탁이 삼가 쓰다. 

 

  현대어 번역 : 변성관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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